카메라는 미러리스 시대로 넘어오면서, 더디지만, 모든 기능이 발전하고 있다. 아날로그를 단순히 디지털화 시키는 것이 아니라, 본격적인 전자기기로서의 카메라가 되어가는 느낌이다.
하지만, 여전히 수십년 전 기술을 고수하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플래시이다. 핫슈라던지, 동조라던지, 내 시각에서는 구시대의 유물같은 기술들이 여전히 신제품에도 탑재되어 있고, 모든 기기의 크기가 작아질 때, 여전히 플래시 만큼은 혁신과는 담을 쌓은 듯한 우람한 크기를 자랑한다.
아무리 카메라가 작으면 뭘하나.. 플래시를 장착하는 순간 끝인데.. 그럼 안쓰면 될 것 아닌가 싶지만, 영상이든, 사진이든... 빛이 몹시 중요하다는 사실은 아쉽게 변하지 않는다.
무시무시한 사실은 창피함과 불편함을 감수하고 사용한 플래시가 모든 상황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내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가끔 플래시를 써보면 대체 왜 플래시를 사용했던건지 의아함마저 들 정도이다.
여전히 구시대의 사용성을 가진만큼 노출에 대한 지식없이 플래시를 잘 다루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
아래 사진 예제를 보자.
셔터 속도를 1/2500으로 하고, 그냥 찍은 사진이다. 뭔가 어두칙칙한 사진이 나왔다. 이를 플래시로 필라이팅 하고자 하면, 머리가 복잡해진다.
아래는 플래시를 켜고, 셔터 속도를 1/1000으로 낮춘 사진이다. 나름 밝은 사진으로 변했고, 화이트 밸런스도 틀어졌다.
하지만 갑자기 의문이 든다. 무엇 때문에 결과물이 달라졌을까? 플래시? 셔터 속도?
인터넷의 여러 글들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내 환경과 매번 정확하게 일치하지는 않는다.
내가 아는 지식을 총 동원해본다면..
기본적으로 암흑속에서 사진을 촬영한다면, 셔터스피드는 플래시 동조속도가 될테니, 조정을 하더라도 아무 영향을 주지 않았어야 하는데, 플래시 이외의 빛이 있다면, 그 플래시 이외의 주변광이 받아들여지는 시간이 조정이 되었을테니, 밝아진건 플래시 빛이 아니라, 주변광이라고 할 수 있다.
요약하면, 실내에서는 어느 정도의 환경을 통제하는 것으로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만, 실외에서는 위의 예시처럼 컨트롤이 맘처럼 되지 않는다. 그래서, M모드로 두다가, A모드로 두다가, S모드로 바꿨다가, iso, SS, 조리개값 등등을 만지다가 그냥 대충 원하는 결과가 나오면 멈추는 과정을 반복한다.
일상 사진을 찍는다면 나의 삽질 과정을 아무도 기다려 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우연함에 의존하고, 나의 역량이라 생각을 하는 것이 마음 편하겠다.
불편함과 창피함을 감수함에도 이런 노력을 들이는 것이 맞는 것인지 여전히 모르겠지만, 지루해진 사진 취미에 있는 장비 가지고 재미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도 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