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 충전단자가 없는 노트북을 위한 PD to DC 케이블
PD to DC 케이블의 작동원리는 간단하다.
PD 입력을 받아서 DC로 바꿔준다. 즉 PD 충전 단자가 없어도 충전이 된다는 얘기다.
(알리에는 PD trigger혹은 PD emulator 라고 쓰여있기도 하다. 다 같은 의미.)
우연히 알리발 온 스팸메일에서, PD to DC 케이블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설마 이런 신박한 아이템이 있을 수가 있나?
내 노트북은 HP의 파빌리온 AN0041모델이다. PD 충전 따위는 당연히 없다.
제품을 사기전에 몇가지 확인이 필요하다. 본인 DC 잭의 규격과 입력 와트수(W)
잭의 규격은 내경과 외경으로 되어있는데, 구글링으로 찾아보면 되고, 와트수(W)는 전원 아답터에 적혀있다.
내껀 45W짜리로 19.5V에 2.3A를 사용한다.
여기서... PD 충전기는 일반적으로 20V를 쓰는데, 약간의 오차가 있다.
일반적으로 A는 좀 높게, V는 딱 맞춰 쓰라고 하던데,
뭔가 불안하지만 그냥 고 한다.
내 충전 아답터는 비교적 작기 때문에, 구지 이걸 PD 충전기에 연결할 생각은 애초에 없었다.
45W 충전이 가능한 보조배터리에 연결해야 의미가 있다.
그래서, 이름도이상한 코끼리 R패키지 보조배터리를 샀다.
무슨 보조배터리가 태블릿만하다. 그래도 이대로 멈출 순 없으니 계획대로 되고 있다고 자기 암시를 준다.
배터리는 이틀만에 도착했지만.
PD to DC 케이블은 알리에서 구매를 했다. 무려 3주간 배터리가 방치된 끝에, 케이블이 도착했다.
구매한 제품은 이 제품.
놀랍다. 만듬새가 나쁘지 않다.
벨크로까지 달려있는 센스도 돋보인다.
노트북에 연결해본다.
충전? 안된다.
이대로 멈춘다면, 벽돌같은 이 배터리는 무용지물이 된다. 중고나라에 내다 팔기도 귀찮지만,
무엇보다 이런 삽질에 대한 일련의 과정을지켜봤을 누군가의 매서운 시선이 두렵다.
BIOS의 전원옵션 문제인가 싶었는데, 내 노트북은 레거시 바이오스라 전원옵션 그런거 없다. ㅜㅜ
그 이후, 깊은 밤까지 뺏다 꼇다를 반복하다가 지쳐서 잠이 든다.
다음 날, 알리에서 산건... 불량일수 있겠지라는 마음으로 케이블을 바꿔 보기로 한다.
커뮤니티에서 주워들었던, lvsun 이라고 하는 케이블을 국내사이트를 통해구매.
충격적인건, 알리하고 가격차이도안나고, 고객문의나 불량인경우 반품도 받아주는 것 같다.(당연한건가?)
흔한 네이버 검색도 안해보고 알리에서 케이블을 산게 화근....
배송은 하루만에 도착 --;;;
벨크로는 없고, 대가리 교체형이다.
알리발 케이블의 영향으로 별기대 안했는데,
충전이 잘 된다.
코끼리만한 내 코끼리 보조배터리가 드디어 3주만에 일을 했다.
내 노트북 기준으로 약 1.5회 정도 충전이 가능할 것 같다.
에뮬레이팅 케이블의 안정성....을 생각했다면, 이런 짓 안하고, PD 충전이 가능한 제품을 샀을 것이다.
가끔만 쓸꺼니까.. 괜..괜찮겠지..
또.. 알리 제품은 역시 복불복일 수 있다는 걸 다시 느꼈다. 그냥 돈을 쓰고 바보 짓을 했을 뿐인데, 이 뿌듯함은 뭘까...
근 한달, 심심치 않았다. 스타벅스에 콘센트 없는 자리만 남았을때를 대비해서 시도해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