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하기 때문에 해야한다
라는 논리를 매우 싫어하고, 일부러 피해왔던 나.
그건, 아비가 되기 전까지였나보다.
어느순간 돈을 쥐어줘도 오지 않던 놀이공원을,
그것도 겨울에 와있다.
오랜만에 본다. 코끼리 열차.
어른이 천원, 어린이가 칠백원.
걸어가면 무료.
서울대공원+서울랜드만의 독특한 돈뜯어내기이지만,
몇십년을 이어온걸 보니, 사람들의 거부감은 심하지 않은가 보다.
마침, 서울대공원은 AI때문에 휴장이었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택한 곳이 서울랜드였고,
이상기온으로 따뜻했던 것도 방문의 한가지 원인으로 작용했다.
입구가 이렇게 작았던가.
서울랜드가 작아졌나, 내가 커졌나.
입장권 가격 참고.
과연.. 제값 내고 오는 사람이 있을까?
참고로 나는 눈썰매장 + 빅5 만오천원짜리로 갔었드랬다.
매표소는 한가했지만, 온라인예매 티켓을 받는 곳은 북적였다.
좀...뭔가 바뀐거 아닌가?
흔한 연간회원권인데, 닭띠인사람은 50% 깍아준댄다.
뜬금없고 어처구니 없는 세일이지만, 확 땡긴다!
드디어 입성한 서울랜드,
어렸을적의 웅장함은 온데간데 없고,
아..뭔가 좁아보이고, 시든 꽃나무들마저 애처로워 보인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하나씩 가지고 있을,
서울랜드 지구별 앞에서의 사진, 나도 있다.
딸아이는 곧 유치원이든 초등학교든 단체로 와서 찍을꺼기 때문에,
나까지 세워놓고 찍을 생각은 없다.
예전에도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캐릭터와 관련된 놀이기구나 상품들로 꽉 채워진 느낌이다.
예전에 있었던 거북이 두마리 대신에,
라바나 기타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많아졌다
어린아이들이 타는 놀이기구 등에는 별로 관심없이 지나쳐왔었는데,
다른 테마파크에 비해 많은 공간을 할애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키가 1미터도 안되는데 탈 수 있는 놀이기구가 꽤 많이서 놀랬다.
빅5가 살짝 부족했다.
일단, 놀이기구 있는 쪽은 나쁘지 않았다.
아이가 지치기 전에, 눈썰매장을 가야만 했다.
빙어 잡는 이벤트는 일단 넘어갔다
사람들을 헤치고 도착한 눈썰매장에 대한 소감은 아래 사진 한장으로 대체 하고자 한다.
다른말로는 난리통, 전쟁통 또는 아수라장, 아비규환 등이 있겠다.
소시적 보드타러 갔을때의 그 개미떼의 느낌이 그대로 재연되어 있는데,
여긴 아이들까지 뒤엉켜서 그 모습은 장관이었다.
눈썰매에 대한 대한민국 국민의 애착이 이 정도일줄이야.
슬로프(?)는 성인용과 유아용 두가지가 있었다.
위에도 언급했지만 이 날은 날씨가 따뜻했다.
한마디로 눈이 거의 녹아 있었단 얘기다.
반은 흙탕물, 반은 물이 다시 얼고 있는 살얼음 위에서 타는
눈썰매 아닌 눈썰매였다.
문제는 아이가 미친듯 좋아한다는 거다.
동심을 잃을 아비를 둔 탓에 아이는 오래 즐기지 못하고 울며불며,
돌아와야만 했다.
추운날 놀이기구를 포기하고 눈썰매를 타던지,
따뜻한날 놀이기구를 타고 흙탕썰매를 타던지,
잘 생각해 보고 가시라.
아이가 기대이상으로 좋아해서,
평생 한번도 생각치 않았던, 연간권 구매를 생각중이다.
겨울엔 거의 개점휴업일 줄 알았는데,
수십번의 겨울을 거친 노하우가 곳곳에서 나타난다.
사람이 시간을 보내는 요소요소에 절묘하게 비닐을 쳐놨다.
그래도
겨울에 가는건 별로다.